헤르메틱 회화의 여정: 이태량의 30년

Journey of Hermetic Paintings: The Retrospective of Taeryang Lee’s Period


이태량

전시기간 : 2025. 10. 17 ~ 11. 8

신촌로 129, 아트레온 B1,2



작가 노트



“그림은 말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 


언어가 세계를 보여준다는 것. 

그래서 ‘헤르메스의 발뺌’이라는 세계는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넓은 캔버스에 

군데군데 번져 있는 페인팅오일과 함께 

목탄으로 난잡하게 휘갈겨진 흔적들이 뒤엉켜 있고, 

검은색 유화물감으로 덕지덕지 칠했거나 뭉갠 것 같은 

형태를 알 수 없는 것들이 널브러져 있고, 

그 위에 굵은 사선이 단호하게 그어져 있다.


그런데 이 문장으로 다 설명되지 않는 게 있는데 

그 게 ‘어떤 것’이다. 

말로 설명할 수 없고 생각할 수 없는... 




평론글



이태량은 1980년대에 미술의 전문적 훈련을 받고 1990년대 초 화단에 등단한 중견 미술가이다. 올해는 1995년 그의 첫 개인전 이후 30년을 맞는다. 그는 회화의 적나라한 물질적 속성을 드러냄으로써 그것에 직면한 인간의 인식과 존재에 관한 질문을 던져왔다. 이 기간은 한국 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위기에 따른 극복의 기억들로 점철된다. 이태량은 그 변화와 위기 속에서 집요한 추구와 시도를 통해 회화의 활력이 삶을 변화시키고 미래의 기회가 된다는 것을 매번 밝혀왔다.


이 번 아트레온갤러리는 그의 회화적 이력을 총괄적으로 조망할 수 있도록 30여 점의 회화를 각 시기별로 지하 2층의 공간에 걸고 지하 1층의 공간에 20여 점의 최근작을 배치해 지금 진행되는 그의 실험도 함께 보게 한다. 이를 통해 여전히 실험하는 그의 생생한 창작을 살펴볼 수 있게 된다.

이태량 회화의 전개는 ⓵벽과 같은 견고한 평면을 통해 그 존재감을 강화하는 초기의 실험에서 출발해 ⓶휘갈김과 과격한 몸짓으로 화면을 채우는 실험을 통해 삶의 확신과 생존의 의지를 표출하는 시기를 거쳐 ⓷부드러운 흐름의 유려한 속도와 스며드는 변화로 은밀하고 신비한 화면에 도달한다.  


이태량의 회화는 직관적 표현을 통해 미술가 스스로의 존재 방식을 증명한다. 가공되지 않은 물감의 물리적 속성과 그의 손짓이 캔버스에 그대로 남기 때문이다. 이러한 직접성은 그 앞의 관람자의 의식을 각성하게 한다. 이는 미술가의 붓질이 사물을 재현하는 등의 환영에 의존하지 않고 하나의 사실로 전달되기 때문이다.


이태량의 회화는 평면 내부의 이미지 작용에만 한정되지 않고, 회화의 한계를 규정하는 공간의 규모와 그 자체 당당함에 의해 주변의 실재하는 공간과 밀접하게 관계한다. 그의 탄탄한 회화형식은 최근으로 올수록 유려한 흐름의 유동성과 결합되어 때때로 평면에만 관람자의 의식이 머물게 하지 않고 곧장 현실을 재해석하게 한다.


디지털매체와 AI와 같은 급진적 매체의 범람 속에서 칠하고 그리는 회화의 전통이 여전히 미래에도 예술과 삶의 가능성으로 유지될 것을 이태량의 작품은 이 전시회를 통해 확신시키게 될 것이다.


글. 이희영 (미술평론가)




작품




주식회사 아트레온 / 아트센터 / email_우석뮤지엄: thopy2@hanmail.net | 아트레온갤러리: kis3021a@hanmail.net / 연락처: 02-364-8900  FAX. 02-364-0707 / 

사업자번호: 111-81-01744 /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신촌로 129 아트레온 12F 사무실 / 5F 우석뮤지엄 / B1, B2 아트레온 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