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igin


윤기원

전시기간 : 2026. 02. 25(수) ~ 03. 19(목)

신촌로 129, 아트레온 B1,2



작가노트



관계의 안경을 벗고, 본질의 풍경을 마주하다 


나는 왜 그들의 얼굴을 그리는가.

가끔 내 존재의 이유에 대해 깊이 침잠할 때가 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세상에 왔는가', '왜 하필 그림인가', 그리고 '왜 하필 얼굴인가'. 일상이 바쁘다는 핑계로 서랍 깊숙이 밀어두었던 이 무거운 질문들을 다시 꺼내게 된 건, 오랫동안 곁을 지키던 반려견의 죽음 이후였다. 생명의 부재가 주는 서늘한 무게 앞에 서서, 나는 그림을 그리는 행위의 본질을 다시 물어야 했다.

나를 매료시키는 것은 90%의 평범함 속에 숨겨진 마법이다. 인연이라는 시간의 굴레 속에서 평범했던 얼굴이 그 누구보다 근사해 보이는 순간, 그 유대감의 흔적을 나는 기록해왔다. 강렬한 원색과 단순화된 선으로 구축된 나의 인물화는 개인과의 관계를 넘어 우리 사회를 탐색하는 통로였다. 인물의 안경알 속에 독도를 담고 경복궁을 투과시켰던 시도들은, 결국 타인이라는 렌즈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려는 나의 치열한 소통 방식이었다.

이제 나의 시선은 인물의 매개를 벗어나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된다.

이번 작업의 분기점이 된 ‘울산바위’는 풍경이 인물 뒤에 숨지 않고 화면으로 직접 걸어 나오게 된 기념비적인 계기다. 그동안 누군가의 안경 너머, 혹은 인물의 배경으로 존재하며 타인의 시선에 의존했던 풍경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상 그 자체를 오롯이 마주하겠다는 나의 선언이다.

이미 빛나는 것을 빛나게 그리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지극히 평범한 누군가에게서, 혹은 묵묵히 서 있는 거대한 바위에서 그만의 독보적인 매력을 찾아내어 기록하는 것—그것이야말로 내가 예술가로서 이 땅에 존재하는 이유다.

지금까지 인연을 기록했던 인물화에서 나아가, 이제 나는 내가 바라보고 느끼는 순수한 감정을 기록하는 시작점에 서 있다. 나의 기법과 색채 언어로 재탄생한 풍경들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나의 내면을 투영한 ‘감정의 초상화’가 된다. 타인의 얼굴에서 읽어내던 빛과 생동감을 이제 나는 스스로 마주한 대지 위에서 발견한다. 모든 존재에는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찾아내어 더욱 환하게 빛나게 해주는 일, 나는 기꺼이 그 본질을 향해 다시 붓을 든다.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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