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otropism (同質異形)의 미학
반복되지만 번번이 다른 일상의 가치와 의미를 관조(meditation)한다”
_일상 예찬 The admiration of everyday life
이계원
전시기간 : 2024. 4. 24 ~ 5. 14
신촌로 129, 아트레온 B1,2
알로트로피즘(Allotropism 同質異形) 이란?
‘알로트로피즘(Allotropism, 同質異形)
’Allotropism is the property of some chemical elements to be able to take two or more different forms. The phenomenon of allotropism is sometime also called allotropy‘
‘본질(本質)은 동일하고 양상(樣相)은 다르다’는 뜻.
다시 말하면, ‘서로 다른 물질이 본성적으로 동일(同質)한 성분을 공유하고 있지만,
외형(異形)은 서로 다른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알로트로피즘은 동질성(同質)과 차이(異形)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는 상태를 의하는 개념이다.
즉, 이항대립(異項對立)의 요소로 취급될 수 있는 ’같음(同質)’과 ‘다름(異形)이
작품에서는 서로의 성립조건을 충족시키는 상호보완의 관계로 존재한다.
동질성 속에서 차이를 보고, 차이 가운데에서 동질성을 보는
조형의 ’병치적 동시성(juxtaposition)‘을 만들어낸다.
평론글 및 작가 노트
하나이면서도 여러 개의 공간
강태성(미술평론) <이계원, 하나이자 여러 개> 중 일부 (2023)
작가 이계원은 회화적인 평면을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한다. 하나는 평면 위에 여러 겹의 색면을 겹쳐 놓아, 평면의 공간을 극대화시킨다. 다른 하나는 평면을 유지하면서도 입체 구조가 평면에서 이탈하게 하여, 돌출된 공간을 연출한다. 마지막 하나는 화면 평면에 물감이 흐르는 효과를 나타내어, 사람과 물감의 흔적을 남겨놓는다.
그가 최근 시도하는 화면은 일루전적인(illusory) 요소가 포함되어서 일반적인 추상화의 의미를 반성하게 한다. 그의 평면은 여러 색으로 여러 층을 이루고 있다. 이는 단순하고 명백한 색의 사실이기보다 수많은 시간과 노력, 공간적인 이질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평면 사이에 일루전(illusion)을 나타낸다. 그가 이루어내는 평면의 곁들은 복수적인 공간을 암시하듯 화면 가장자리에 여러 색의 겹들을 이뤄내고 있다.
여러 겹 들은 단순한 의미의 평면성을 부정하게 하며, 이 단일성과 복합성 사이에 만들어지는 모순은 오히려 새로운 추상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그의 공간은 중위적 단일성(重圍的 單一性)을 이뤄낸다. 하나이면서 여럿이고 평면이면서 도 평면이 아닌 공간이다. 단수이면서도 복수의 공간이다.
그의 제목 또한 흥미롭다. Allotropism 즉 다르면서도 같은 것이다. 마치 삼위일체처럼 위상은 다르지만 본질은 하나인 존재 같다. 본질적으로 하나이지만 다른 형태를 갖게 되는 것이다. 흐르거나 고여있거나 돌출되어도 결국 동일한 존재임을 볼 수 있다. 이 관점에서 “복수적인 하나”(에하드)를 생각나게 한다. (...)그는 이러한 병렬적인 공간, 병렬적인 의견(para-dox)을 열어 놓는다. 즉 역설적인 공간(paradox)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단순하면서도 복합적인 공간은 새로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어울리는 추상성을 보여준다.
지혜의 사각형들 (Wisdom-filled Quadrangles)
정영목 (서양미술사)
모노크롬의 깔끔한 화면 위에 흩뿌려놓은 사각형들. 작품의 표면에서 사각의 형태를 떼어낸 것 같은, 아니면 엇비슷이 배치한 사각의 조합들. 이것이 작가의 작품을 처음 볼 때 받은 인상이다. 그것을 “알로트로피즘(Allotropism, 同質異形)”이라 명명한 것은 “평면과 입체의 결합”에 의한 “이탈과 이동의 환영” 즉, “지표적 환영(indexical-illusion)”으로서의 고유한 추상방식을 창출했다는 것에서 작가의 의도를 읽어낼 수 있다.
‘환영’에 관한 구상회화의 전통적 사고에 입체를 결합한 것은 매우 추상적이면서도 현대적이다, 실제로 돌출된 부분에 따른 그림자와 그 그림자의 ‘환영’이 창출된 셈이므로 “실재와 환영의 성격을 모두 띤 상징적 효과도 내포하고 있다. 또한, 그것이 평면으로부터 실제의 돌출한 사각형이라는 측면에서 입체적이므로 조각적 개념과 관련한다. 회화와 조각 간의 교류--예를 들어, 한스 아르프(Hans Arp)의 “회화 부조(Painted Relief)”나 도널드 저드(Donald Judd)식의 조각적 미니멀리즘--등을 생각하면 조각적 개념들과 회화가 동질성과 동시에 차이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특히 장르의 경계가 무의미한 포스트모던의 성격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견지에서 작가의 작품 알로트로피즘은 미술에 관한 서구의 본질적인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동시에 이탈하려는 스스로의 물음과 해법을 품고 있다. 때문에 지혜롭다. 지혜의 그림자가 드리운 깔끔한 사각형들의 행진에 미래있으라.
Wisdom-filled Quadrangles
By Young- Mok Chung
My first impression of Ke-Won Lee’s paintings was that the hexahedrons scattered on monochrome-colored background evoked a sense of wisdom and cleverness. It seems as if these forms have been lifted off the flat picture plane, or they have been randomly placed on the canvas surface. Why do I get such impression? In order to find an answer to this question, it is necessary to have understanding of the 20th Century painting or history of painting.
Now let me examine the concept of allotropism he employed in his doctoral dissertation to explain the essential and physical traits of painting. The notable characteristic in Lee’s works is that he generated his own abstract style, which is “union of flat surface and solid forms” and “illusion through dislocation and shift,” that is “indexical-illusion” It is quite an abstract and modern approach that he mixed 3 dimensional forms with a conventional concept of illusion in representational painting. As another illusion is created by the real shadow of hexahedrons, the painting produces a symbolic effect of non-illusive illusion.
The quadrangle shapes protrude to create a sense of dimension, so it can be easily referenced to the idea of dimensional sculpture. Lee’s pieces cross the border of painting and sculpture, like Hans Arp’s painted reliefs or Donald Judd’s minimalistic sculptures. Lee’s notion of ‘expansion’ is equivalent to postmodern idea of transcending genres.
From this perspective, Ke-Won Lee’s works succeed the western tradition while he throws himself into the challenge to break away from it and delivers a solution at the same time. This is very clever. I can see a bright future for his wisdom-filled, clean-cut forms.
작가노트(1)-회화에 대한 경의
Allotropism –The Heritage
그림(회화, painting) “더 해리티지(The Heritage)”는
수백 년간 축적된 유산, 회화에 대한 오마주(hommage, 경의(敬意))이다.
우리는 유구(悠久)한 회화의 역사 속에서 수없이 많은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화가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표현했던 독창적인 회화 작품들을 물려받았다. 그 독창적인 표현들은 모두 우리의 영혼을 보살피고, 우리의 감성과 사고를 확장 시켜, 우리들의 삶을 풍성하게 채워주고 있다.
위대한 화가들이 남겨준 특유의 회화적 기록을 나는 독립적인 색면(individual color-field)으로 치환(transpose)하여 이것을 켜켜이 쌓는다.
캔버스 표면에 서로 다른 색을 품은 가변사각형을 하나씩 포개어 쌓을 때, 각 각의 켜(layer) 들은 서로 끌고 당기며 흡수하고 부유한다. 이렇듯 시간의 편차를 머금고 엇대어져 축적된 색의 켜 들은 우리에게 선물(The Heritage)이 된다.
회화 해리티지(The Heritage)는 이렇게 ‘특유의 시간’으로 켜켜이 쌓여온 위대한 회화적 기록을 은유적으로 해석한 것이다.
Artist's Note (1) - Tribute to Painting
Allotropism –The Heritage
The painting "The Heritage" pays homage to the accumulated legacy of painting over centuries.
Throughout the enduring history of painting, numerous creative and passionate artists have expressed the world in their own unique ways through original works of art. These original expressions nurture our souls, expand our sensibilities and thoughts, and enrich our lives.
I substitute the distinctive painterly records left by great artists with independent color fields, layering them one by one. When overlapping variable rectangles of different colors on the canvas surface, each layer attracts, absorbs, and floats alongside each other, imbued with the variance of time. These accumulated layers of color, juxtaposed and interwoven, become a gift to us, symbolized by "The Heritage."
"The Heritage" interprets the great painterly records accumulated layer by layer through 'unique time' in an allegorical manner.
작가노트(2)-일상의 가치
Allotropism-The Heritage [시간의 색, 색의 소리]
나는 ‘축적되는 일상이 간직하고 있는 철학적 의미와 그 가치’를 표현한다.
나의 회화는 지속적이고 연속된 반복으로 이어지고 쌓이는 우리들의 일상에 내재 되어 있는 본질적 가치를 발견하고, 연속적인 시간이 불규칙한 흐름으로 축적되는 우리의 일상이 보존되어야 할 만한 가치 있는 유산임을 표현한 것이다.
나의 작품의 중심명제 알로트로피즘(Allotropism, 同質異形)-The Heritage는
‘모두 다르게 반복되는 일상의 가치’를 형상화하여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일상의 가치에 대한 환기(evacation)를 관조(meditation)한다.
Artist's Note (2) - The Value of Everyday Life
Allotropism-The Heritage [The Color of Time, The Sound of Color]
I express the philosophical meaning and value inherent in the accumulating everyday life.
My paintings discover the inherent value in our daily lives, which are characterized by continuous and repeated accumulation, and express that our daily lives, accumulated through continuous time in irregular flow, constitute a valuable heritage that should be preserved.
The central proposition of my work, Allotropism-The Heritage, meditates on the "value of everyday life" that is repeated differently by everyone, evoking an evacuation of the unseen and unheard values of everyday life.
작가노트(3)-회화의 탐색
Allotropism-The Heritage
‘나는 회화의 본질적 구성물인 표면(surface)을 회화 표현의 소재로 삼는다’.
선명하며 윤곽이 뚜렷한 색 표면은 반복하여 교차하는 방식으로 쌓여 겹의 단층이 조성되어 그 표면의 물질적 실체성(real surface)이 강화된다. 이것은 회화의 핵심적인 주제개념이 ‘표면’임을 강조한다. 내가 ‘회화의 표면’을 작품의 주제개념으로 삼는 것은 회화의 본질(essence)로부터 회화의 새로운 표현형식을 창안(invention)하기 위한 것이다. 정교한 붓의 운용으로 이루어 낸 선명한 색채에 의해 강조된 간결하고 기하학적인 사각형 색 표면의 물리적 흔적은 모두 회화의 본질이 ‘표면으로 남겨진 흔적’임을 강조하고 동시에 그것이 새로운 조형 언어임을 선언(declaration)하는 것이다.
‘그림은 재현(representation)이다’라는 매우 오래된 명제를 나는 색다르게 해석한다.
축적된 미술의 역사 속에서 ‘재현’이 의미했던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피사체(a subject)를 화가가 자신만의 ‘특정한 방식’으로 그려내는 것이다. 그렇게 그려낸 방식이 부분적으로 그 작품의 ‘내용’을 구성하고, 또한 그림의 표현형식 되며 그 형식은 다시 내용을 구성한다. 그리하여 회화 작품의 ‘형식’은 많은 부분 작품의 ‘내용’을 내포한다.
나는 ‘일상’을 피사체로 삼고 이것을 표현하는 하나의 ‘특정한 방식’으로써 색 면을 ‘축적한다. 겹겹이 엇대어 쌓인 색 면들은 그 어긋남에 의해 ‘겹의 물질적 리얼리티’가 강화되어 ‘축적된 일상’의 개념적 실재를 색다르게 재현한다.
Artist's Note (3) - Exploration of Painting
Allotropism-The Heritage
"I take the surface, the essential component of painting, as the subject matter of my painting expression."
Sharp and distinct colored surfaces are stacked and layered in a repetitive and intersecting manner, enhancing the material substantiality of the surface. This emphasizes that the core thematic concept of painting is the 'surface'. Taking 'the surface of painting' as the thematic concept of the work is an attempt to invent new forms of expression from the essence of painting. The physical traces of simple and geometric rectangular colored surfaces emphasized by the sharp colors achieved through meticulous brushwork all highlight 'traces left on the surface' as the essence of painting while simultaneously declaring it as a new form of visual language.
I reinterpret the very old proposition that 'a painting is a representation' differently. In the accumulated history of art, 'representation' meant the painter depicting the subject visible to our eyes in their own 'specific manner'. This method of depiction partly constitutes the 'content' of the artwork, and also becomes the expression form of the painting, which in turn constitutes the content. Thus, the 'form' of a painting contains much of the 'content' of the artwork.
I take 'everyday life' as the subject and accumulate it through one 'specific manner' of expression, accumulating layers of colored surfaces. The stacked layers of colored surfaces enhance the 'accumulated material reality' through their discordance, thereby representing the conceptual reality of 'accumulated everyday life' in a distinct manner.
작품
Allotropism-'The Heritage’_acrylic on canvas_30.3x97.0cm_2024
Allotropism(同質異形)_acrylic on canvas_52.5x64.8 cm_2019-2020
Allotropism-'The Heritage’_acrylic on canvas_90.9x72.7cm 2022
Allotropism(同質異形)_acrylic on canvas-board & pinewood_110.3x110.3cm_2024
Allotropism(同質異形)_acrylic on canvas-board & pinewood_91.0x117.0cm_2015
Allotropism-'The Heritage’_acrylic on canvas_80.3x116.7cm_2022
Allotropism-'The Heritage’_acrylic on panel_72.5x 145.0cm_2022
Allotropism-_The Heritage_ acrylic on canvas_72.7x100.0cm_2022
Allotropism-'The Heritage’_acrylic on canvas_60.6x 72.7cm_2023
Allotropism-'The Heritage’_acrylic on canvas_45.5x53.0cm_2023
Allotropism-'The Heritage’_acrylic on canvas _130.3x97.0cm_2019
Allotropism(同質異形)_acrylic on canvas-board & pinewood_75.8x176.0cm_2012